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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디어 이야기

어린왕자, 나의 개, 그리고 길들이다. 시간이 있을 때 읽으려고 가져온 류시화의 산문집을 미국에 온지 두달이 지난 오늘에서야 펼쳐보았습니다. 그러자 예전에 적어논 소설 어린왕자의 한 부분에 대한 메모가 책에서 빠져나와 떨어졌습니다. "What does that mean.. 'tame'?" '길들이다'의 뜻이 뭐야? "It is an act too often neglected." said the fox. "It means to establish ties." "But if you tame me, then we shall need each other." "To me, you will be unique in all the world." "To you, I shall be unique in all the world." 그건 너무 자주 잊혀지는 거야. .. 더보기
이런 기분 느껴보셨나요? 타일러는 미국에 온지 10여일 되었을 때, 독트레이너 선생님을 만나러 가다 우연찮게 접한 Dream House Rescue라는 유기견 분양 단체로부터 위탁을 받아 함께 지내왔던 녀석입니다. Dream House Rescue의 주업무는 유기견의 Adopter(입양자)와 더불어 Foster(위탁자)를 찾는 일입니다. 입양자를 찾아 유기견을 분양하는 일 외에, Fostering이라고 하여 유기견이 분양이 될 때까지 위탁을 맡아줄 사람을 찾는 일을 합니다. (관련글 : http://blog.naver.com/come2alex/100157888979) 위탁(fostering)을 받은 후로 평일에는 함께 지내고, 새주인을 기다리는 행사가 열리는 토요일과 일요일엔 아침에 데려다 주고, 분양이 되었을까 하는 마음에 저.. 더보기
타일러로 인한 별난 사색 타일러는 테니스 공을 물어오는 놀이를 유난스레 좋아합니다. 아마도 전에 타일러를 키우던 분이 적응을 시킨 듯 한데, 집 안에서 간단히 공을 던져주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가능할 정도로 테니스 공에 집착을 합니다. 오늘 아침에 집안 벽에 테니스공을 던지며 타일러와 놀아주고 있을 때였습니다. 지쳤는지 가뿐 숨을 몰아쉽니다. 제가 얼굴을 쳐다보며 "힘들지 않아?"하고 묻자, 고개를 갸우뚱 할 뿐입니다. 공이 카우치 밑으로 들어가면 안감힘을 쓰며 공을 꺼내기도 하고, 여기저기에 부딪히며 튀기는 공에 얼굴을 맞기도 합니다. 도무지 말릴 겨를 없이 공을 쫓으며 즐거워 할 뿐입니다. 저는 이런 타일러가 재미있으면서도 공놀이를 통해 서로의 감정을 읽으려 부단히 노력합니다. 인간은 삶에서 많은 것들로부터 소외 당한 채 살아.. 더보기
파라오와 타일러 타 견종과 함께 지내온 적도 있었지만, 사실 보더콜리를 알아온 후로 저의 주 관심 견종은 오로지 보더콜리 뿐이었습니다. 보더콜리에 대해 알아가면서 집요하게 더 보더콜리다운 보더콜리를 탐구하고, 그에 관한 정보와 지식에 심취하며 지내왔습니다. 해외의 뛰어난 개체를 국내에 소개하고, 그 개들이 잘 정착하여 뿌리를 내리고, 보더콜리를 원하는 사람들이 보더콜리란 견종에 대해 이해를 하고, 또 그런 분들에게 좋은 개체들이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였습니다. 미국에는 한 해에 등록되는 보더콜리가 3만여 마리가 됩니다. 등록되지 않은 개체수까지 합치면 그 수는 우리네와 비교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미국에 와 보니 보더콜리를 만나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습니다. '아니, 이 훌륭한 견종이 .. 더보기
로자 팍스(Rosa Parks)를 떠올리며... 로자 팍스(Rosa Parks)를 떠올리며... 다수가 소수에게 이끌려 가는 이유 - 소수는 어떻게 다수보다 강해지는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겠지만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며 따라서 나 아닌 타인들로 이루어진 집단의 영향을 강하게 받습니다. 동의하지 않더라도 다수의 의견이기 때문에 내 생각의 반대 방향으로 동조하는 경우도 있으며, 다수가 생각하는 바를 별 다른 고민 없이 받아들여 나의 생각이나 가치관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도 자주 일어납니다. 한 마디로 사회(즉, 나보다 더 많은 다수)는 나보다 강력한 존재이며 심지어 때론 내 행동과 생각에 나 자신보다도 더 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듯 합니다. 저는 특히 애견 동호인들이 모이는 인터넷 문화에서 이런 경우를 흔히 접해 왔습니다. 옳든 그르든 다수의 의견.. 더보기
파라오(Pharaoh)를 소개합니다. 미국에 온 첫 날, 지내야 할 숙소를 중개해 준 다니엘의 사무실에서 크레이트를 발견했습니다. "다니엘, 혹시 개 키워?" "아, 허스키 종을 키웠는데 강아지 때 쓰던 크레이트라서 여기에 놔뒀어. 지금은 다른 곳에 있어." "어디 있는데?" "너하고 같은 건물에 사는 에릭이란 친구가 돌보고 있어. 원한다면 너가 매일 산책시킬 수 있을꺼야." "정말?" 그렇게 에릭이란 흑인 친구를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기회가 될 때마다 산책을 시켜줄 목적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여러 트레이너들을 만나면서 개가 없이는 효과적인 관계를 가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제가 그 녀석의 교육 담당이 되기를 자청했습니다. 다행히 에릭도 흔쾌히 허락을 해 주었고요. 아래는 제가 교육을 담당하기로 한 7개월 된 허스키 믹스종.. 더보기
도기디어 알렉스는 누구? 저는 무역업을 하며 보더콜리 세 마리와 함께 하는 평범한 견주였습니다. 특이점으로는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보더콜리라는 견종에 관한 지식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었을 뿐이었지요. 많은 분들이 방문하는 블로그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지식 전달의 한계와 여러 가지로 부족한 국내 실정이 아쉬울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가 사랑하는 견종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하려 애써왔습니다. 그 일은 블로그를 통한 지식전달, 무료수입대행, 좋은 견주를 찾아 분양 소개하기, 해외 보더콜리 핸들러와 브리더와의 교류 등이었습니다. 그런 일들이 한 견종의 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 년여 전, 제 블로그를 통해 주식회사 펀엔씨의 김도성 대표님을 우연찮게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만남은 .. 더보기